일을 하면 돈을 번다.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인데.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만 가도 그런게 당연하지 않았던 모양이야.
우리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집안끼리 이어준... 그니까 원해서 한 결혼이 아닌 부부였음.
처음부터 그랬는진 모르겠지만 두분이 하시는 말씀만 들어보면 애초에 둘이 잘 맞지도 않았던 것 같고.
지금도 사이가 안 좋으심.
아무튼 집안에 모든 경제, 돈은 할아버지가 관리하셨고.
할며니는 할아버지가 돈을 주시면 그걸로 집안 살림을 하시거나 허락을 받고 뭘 사다달라고 하시거나 부탁하는 삶을 사셨음.
하지만 세상이 바뀌고 그런 기조가 점점 사라지고.
우리 아빠가 태어나고 우리 형제가 태어날 정도로 시간이 흐른 시대에.
이제 할아버지도 경제활동을 하지 않으시고 그만큼 집안에서의 영향력도 약해지셨을 때.
할머니는 처음으로 자기가 원해서, 원하는 일을 하고 돈을 벌어보셨다고 함.
번듯한 직장같은건 아니었고 운동삼아 주변에 빈병이나 신문지 종이를 모아서 파는 그런 노인분들이 하는 일.
옛날에는 집안일을 아무리 해도 돈을 벌어본적도 없었고 늘 식충이 취급을 받으셨던 할머니가.
스스로 일을 해서 돈을 벌어 보신거임.
할머니는 그때 처음 자유를 느꼈다고 하셨음.
필요한 물건을 사거나 구하기 위해 남편의 눈치를 보며 부탁하지 않아도 되고.
내가 관리할 수 있는 나만의 돈도 있고.
지금의 우리에겐 너무나 당연한 경제활동이.
할머니에게는 감동받을 정도로 특별하고 또 어려운 일이었던거임.
그래서 할머니는 요즘도 일을 하러 다니심.
우리는 할머니 건강에 안 좋으니까 하지 말라고 계속 말리지만.
할머니는 그 일에서 자유를 느끼니까.
그 일이 좋으니까.
오늘도 일을 나가심.
댓글(21)
우리 할아버지 사진 보니 참 미남이셨는데 지금 아빠 남 도와주기 좋아하는것도 가족력인가 싶고 왜 나는 저렇게 안 생겼나 툴툴거리기도 하고
참...
그런 시절이 있었지.
누군가가 할머니 나가서 돈벌어와~ 라고 하는게 아니라면
어르신들 나가서 돈벌어오는건 말리지말자. 어르신들도 돈벌어서 그 돈으로
자식들이나 손주들 밥한끼 사줄수 있는 능력을 좋아하시는거임....
60 평생 처음 느낀 닭다리의 맛은 자유 그 자체였다.
옛날은 진짜 말그래도 굶주림의 세대니까 굶지만 않아도 돈은 부족해도 괜찮았지
아 근데 확실히 내 기반을 내가 다진다는 그 느낌은 좋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