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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바이드.. | 24/05/20 10:55 | 추천 13 | 조회 42

사람들이 고대 백병전에 대해 오해하는 것.history +42 [5]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66133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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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고 상식적인 소리지만 창칼과 방패의 벽에 전속력으로 달려가서 들이받으려는 병1신은 없었다.


일단 들이받은 쪽이 죽거나 병1신이 되는게 확실하고, 무장했다고 병사들의 생존본능이 사라지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대전투에서도 최전방에서 교전하는 병사들은 계속 교대했는데,


왜냐면 백병전 상황에서 병사 개개인의 최대 교전시간은 아무리 길어봤자 평균 10분을 넘기지 못하기 때문.


창칼을 휘둘러 사람을 찔러죽이는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와 체력소모가 동반되며,


아무리 체격 좋은 장사라도 단기간의 아드레날린으로 버티다가 나가 떨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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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 당연히 영화처럼 거대한 인간들의 블록이 충돌해서 개싸움을 벌이는 것을 전술이랍시고 쓰지 않았다.


실제 사학자들이 뉴기니 지역의 부족전쟁들을 연구한 결과는 판이하게 달랐는데,


실제 백병전 전투에서는 :


1. 부대들끼리 대치한 상황에서 걷거나 경보로 접근하다 창칼의 사거리 바로 바깓에서 멈춘다


2. 양측 1열의 병사들끼리 서서히 접근해서 백병전을 벌이지만, 매우 소극적이고 방어적이라 사상자는 많이 발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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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병사들이 지치면 장교급 인물의 인솔하에 서서히 뒷걸음질치며,

(명심하자, 대부분의 인간의 신체로는 10분 이상 못싸운다)

이 과정에서 투사무기로 무장한 척후병들이 전면에 나서서 엄호해준다.



4. 이렇게 물러난 상태에서 지치거나 부상당한 병사는 전열에서 이탈하고 후열의 병사들이 투입된다.



5. 교대가 끝나면 다시 1번부터 다시 시작



5. 이러한 과정 전체를 중대장급 하급장교가 현장에서 병사들의 체력, 사기, 기타 전술적 상황을 고려해서 판단한다


6. 어느 한쪽이 질서를 잃고 패주하면 그때 비로소 적극적으로 공격이 이뤄진다.




그러니까 실제로는 중대급 규모의 부대들이 10분 정도 창칼로 방패를 쿡쿡 쑤시다가,


지치면 서로 활과 투창, 투석으로 견제하면서 서서히 물러나고,


다시 각이 보인다 싶으면 다시 천천히 접근해서 전투가 재개되는 형식이였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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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병전 상황에서도 원거리 무기는 필수적인 요소였기 때문에, 제대로 된 군대라면 창칼로 중무장한 병사들 근처에 경무장한 투석병이나 투창병이 섞여있었다.



실제 스파르타의 시인인 트리테이우스(Tyrtaeus, 기원전 7세기 인물)는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중무장한 스파르타 병사들 사이에 섞인 척후병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영화 300이나 여타 고대 전쟁영화들의 장면에서는 거의 묘사가 안되지만, 


척후병들은 전투가 시작됐다고 역할이 끝나지 않고 바로 후방에서 대기/엄호하다가, 필요하면 물러나는 아군 전면에 나서서 직사화력을 퍼부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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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중대급 소부대들이 끊임없이 접촉했다 이탈했기 때문에 중하급 장교들의 역할 역시 매우 중요했다.


전열의 병사들이 얼마나 지쳤고, 언제 어떻게 물러나야 되며, 공격해야 되는지 방어해야 되는지를 모두 현장에서 판단해야 됐으며,


그 와중에 병사들의 사기를 고양시켜서 계속 다음 접촉에서 무너지지 않게 해야됐기 때문.



흔히 중세, 고대엔 중하급 장교들의 역할이 제한적일거란 통념과 달리 중하급 장교단 없이는 그냥 자리에 서서 지키는 것도 힘든 일이였으며,


그래서 장교체계를 갖추지 못한 선사시기에도 카리스마와 리더쉽이 있는 일명 '영웅'들이 이러한 역할을 맡아왔다.


사실 수많은 문화권의 전사 이미지를 가진 영웅들이 이 카테고리에 속한다고 볼수도 있다.



고대로마의 백인대장이 체계적인 중하급 장교육성 체계의 가장 성공적인 예시 중 하나이며,


트로이 전쟁이나 기타 그리스 신화에서 숱하게 등장하는 '영웅'들은 실제로 초인적인 힘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


경험과 카리스마로 주변의 병사들을 고양시키고 시의적절하게 판단을 내려서 병사들을 통솔하는 베테랑 전사들이 원형이였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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