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유비가 한 인생 최대의 실수
손권의 형주 3군 반환 요구에
딴청을 부린 것
혹자는 이릉대전을 뽑지만
그건 이미 이성을 날라간 때의 유비기도 하고
사실상 여기서의 실수가 스노우볼링이 되어 이릉대전이라는 파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바
필자는 명분이란걸 영웅들이 입밖에 내미는 명분을 따지기 보단
실질적인 명분을 따지는 성향인데
유기의 후견인인 유비가 형주에 대한 소유권이 있다는 말을 통해
유비가 형주를 전부 가지는게 당연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쨌건 적벽에서 연합하여 조조를 몰아내고 남군에서 조인을 친 뒤
형주를 얻어낸건 손-유 두 동맹의 공이지 어느 한쪽의 공이 아님
익주를 가져가는데 있어서 손권도 유비를 이용할 각이었고
유비도 이를 부하한테서 넌지시 듣고 감성팔이로 익주를 혼자 먹어치운것이긴 하다만
합비에서 패배한 손권은 사실상 적벽대전에 대한 승리의 댓가가 없었고
그래서 어떻게든 형주를 얻어야했음
여기서 나름 손권도 합리적으로
3군만 달라고 한건데
이미 기세가 오른 유비는 더 이상 손권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건지는 몰라도
이를 거절하고 결국 분노한 손권이 3군을 빼앗아
서로간의 군사대치를 일으키게 됨
물론 이 일이 없었더라도 손권은 언젠간 뒷통수를 쳤으리라고 하는 의견도 있지만
어찌됬건 동업자인바, 페이 배분은 적절하게 끊어야 적어도 그 뒷통수도
여지가 보였을지도 모르는데, 유비는 여기서 오리발을 내밀어버렸음
그래서 일단 손-유 동맹에서 잘못한 쪽을 뽑자면 이 일을 들어서
나는 유비가 잘못했다고 보는 바임.
물론 잘못하고 뭐고 난세니까 그런 것도 용납되는 시대긴 하지만
유비가 익양대치 이후로도 오나라를 경계하고
관우도 부하관리를 잘하거나 아니면 오나라를 조금만 더 경계했으면
최악의 사태로 흘러가진 않았을텐데
아쉬울따름
형주만 보면 그런데 촉군 전체로 보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함
유비가 한중왕표를 올릴 때 마초를 서열 1위로 올리면서 강저족들을 회유 및 차출하려고 했고
전체적인 보급로 정비와 함께 위연을 한중 태수로 임명하는 등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하며 전쟁 준비를 차근차근 하는 중이었음
촉군 전체로 보면 한중도 먹었겠다 확실히 상승세이긴 했는데
융중대라는 대전략, 모든 방향에서 위나라를 동시에 공격한다 라는 계획과는 다르게
관우의 형주군 단독 출전은 완전히 계획 밖의 작전이었음
롤을 예로 들자면 후반 막판 쯤 가서 바론도 먹었겠다 마지막으로 템 한 번 싹 정리하고 한타 해야하는데
사이드 밀겠다고 탑이 억제기까지 들어가다가 죽어버린 상황인거지
그렇게 되면 유비 최대의 실책이 형주 양도 안한거에서 관우 가절월로 바뀌게 되는데 ㅋㅋㅋ
그게 좀 애매한 부분인데 사실 가절월이 출병을 독려하려는 의미였으면
군주가 직접 장수에게 부월을 건내주거나 최소한으로 토벌 명령 문서라도 전달을 해줘야 했음
그런데 관우한테는 그런 절차도 없이 그냥 가절월만 주고 끝이었음
관우에게 가절월이 주어지기 전에 있었던 유비와 제갈량의 대화만 놓고 봐도
이건 군공 없이 형주에 짱박혀있던 관우를 예우하고 니가 형주를 지킨게 제일 큰 군공이다! 라는 뉘앙스를 담아서 준건데
유비도 설마하니 가절월 휘두르면서 올라가버릴 줄은 몰랐나봄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면 우리 이렇게 해서 한꺼번에 치고 올라갈거니까
군사 잘 훈련 시키고 전쟁 준비해둬라 라고 전달이라도 했으면 급발진 사고는 안 나지 않았을까...
내내 형주에 박혀있으니까 형님 얼굴 보고싶었는갑지
그러게
유비 이놈도 관우 그렇게 형주에 박아놨으면 얼굴 한 번은 볼만 하지 않았나?
결국 유비가 촉에 들어간 이후로 아예 본 적 없는거 아님?
제갈량이랑 편지 나눈거 보면 얼굴보기 힘들긴 했나봄
굳이 마초기록에서 빼오면 관우랑 장비랑 유비 옆에서 마초 쫄게 만든 기록이 있는데...
이건 프로파간다성이 강해서 신빙성이 떨어지는 기록이니
혹은... 절대 배반하지 않을거라는 건 믿고 있으니까 아예 안 봐도 된다 식이었던가
유비의 영토래봤자 익주와 형주여서 형주의 중요성이 엄청 높았는데 관우 준 것만 봐도 믿음은 확고했던거 같긴 함
이래나 저래나 서로 말 안해도 알겠지 했던거에서 어긋난게 아쉽네
관우가 양양을 공격한건 양양을 함락시킬 각이 그때 밖에 없어서야. 강릉과 양양의 수로는 강하의 문빙이 막고 있어서 보급을 순수 육로로 할 수 밖에 없어서인데 홍수로 새로운 수로가 생겨 보급이 원활해져 그런거니까.
여포 사후 조조 속일 때는 그렇게 정치질을 잘하던 인간이
갑자기 손권한테는 다르게 행동하는거 보면
나이 먹어서 판단력 떨어졌다 생각하고 있음...
그런데 그거 익양대치로 손권이 가져갈 땅 다가져가고 끝난 이야기, 그 후 관우 기습때린건 손권의 계속된 합비 꼴아박기로 인해 떨어진 권위를 채우기 위한 거라서 합비 패전이라는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위해 진무의 첩을 순장시킨 손권이니 잘해주던 말던 어떻게든 기습은 때려
이게 뭐가 문제냐면 적벽 이후의 떡상했던 손권의 권위가 합비때문에 떡락한게 문제임.
친정 패배의 문제도 문제지만, 합비가 나가리 되면서 "그 대전쟁을 이기고도 먹은게 없다?!" 가 되버리니까.
뚫려서는 안되는 성채가 뚫리고 막혀서는 안되는 공세가 막히는 건 언제나 전쟁의 오묘함이지만,
이거만큼 지휘관과 지도부를 당혹하게 하는게 없는 법이지.
양심없는 위나라의 인재풀
조인도 버거운데 장료랑 서황같은애들은 너무한 것
적어도 연의의 묘사에서, 형주 관련 유비의 태도는 어거지, 내로남불, 생떼, 기만, 속임수로밖에 안보임. 그러면서 연의에서 유비의 저런 것들도 인의를 위한 행동이라고 하는게 역겨움
가식덩어리 유비가 맨날 하늘이 어떻고 민심이 어떻고 해댔지만, 이 건은 명분이고 뭐고 없이 그냥 우긴거라 정말 별로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