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아카] 시원한 게 좋아[by 에푸킬라]
"부장."
"어머나, 에이미, 무슨 일이죠?"
"그렇게 진지한 표정으로."
"인간적으로 너무 더워."
"에어컨 좀 틀었으면 좋겠는데."
"에이미."
"더위를 잘 타는 당신의 체질에 대해선,"
"저도 이미 알 만큼 알고 있답니다."
"그렇다고 해도, 당신은 너무 참을성이 없어요."
"지금 이 실내 온도가 뭐가 덥다는 건가요."
"32도는 충분히 덥다고 인정받을 수치야."
"실내 온도가 32도인 건 심각하다고 생각해."
"23도 이상만 되어도 견디기 힘든데, 나는 많이 양보했다고 생각해."
"3도."
"3도만 더 올라가면 제가 양보하도록 하죠."
"지금 딱 좋은 정도잖아요?"
"아, 그래..."
[저벅저벅]
[위잉-]
"하긴, 이제 가디건은 벗어도 되는 날씨네요."
"에이미가 돌아오면, 에어컨을 29도 정도로 설정해 주도록 할까요?"
[다음 날, 샬레]
["선생님, 안녕하세요."]
"아, 히마리, 안녕~"
["말씀드리기 부끄럽습니다만,"]
["에이미가 어제 나가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혹시, 샬레에 갔나 싶어서 연락드렸습니다."]
"어제 저녁에 오긴 왔었지..."
"여기는 시원해서 너무 좋다고 그러더라고."
"하루 재워 주고 오늘 아침에 보냈어."
["...재워 주셨다구요?"]
["재워 주지 않으신 게 아니라요?']
"아잇 무슨 소리야."
"'오늘 밤엔 재우지 않겠어'같은 일은 없었거든요?"
"나는 다시 밀레니엄으로 간 줄 알았는데..."
"아, 메일이 왔다..."
"히마리, 네게도 보내 줄께. 봐 둬야 할 것 같아서."
["네? 메일요?"]
["...동영상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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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거기, 밀레니엄의 뭐시기뭐시기 해커님, 보고 있어?"
"아하하... 당신의 친구를 저희가 데리고 있다구요~"
"이미 그녀는 여기를 거부할 수 없는 몸이 되었거든요?"
"에이미 씨, 카메라 앞으로 와 주세요!"
"아~ 부장~ 안녕~"
"여기는~ 참 시원하고 좋아~"
"여기 분들, 어제 샬레에서 만난 당번들인데,"
"이런 멋진 곳에서 지내는 분들일 줄은 몰랐지 뭐야."
"반 년 후에 돌아갈 테니까, 부장도 잘 지내!"
"에어컨 안 켜 줘도 되니까!"
"아..."
"그, 그렇군요..."
"어찌 보면, 붉은겨울이야말로 당신에게 최적의 공간이었을지도..."
"하지만, 이대로 부원을 보낼 순 없죠."
"설득을 하러 가 봐야..."
"6개월이나요?"
"2, 3일 정도 아니었나요?"
"노도카, 우리 식량 비축분이..."
"우리 둘 기준으로, 1주일 치 있죠..."
"저기, 이 동영상 보고 계신 분,"
"주소 불러드릴 테니까, 데려가 주세요."
"우우~~ 같이 가자고 할 때는 언제고..."
[뚝]
"..........."
"......"
"훗."
"헬기나 준비해야겠네요."
[다음 날]
"자, 23도. 나는 양보한 거야."
"29도!"
"일단 그 패딩 점퍼는 벗고 이야기하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