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남작에게 혼기가 찬 셋째 아들이 있었다
남작은 이 녀석도 대충 정략결혼으로 재고처리할까 했지만 문득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자신은 비록 작위가 높다곤 못하지만 타고난 사업감각으로 막대한 재산을 거머쥐어
고위 귀족조차 함부로 하지 못하는 몸, 그럼 이번엔 권세보다 지혜를 가진 며느리를 보고 싶다는 엉뚱한 발상이었다
그래서 신붓감을 선발한다는 공고를 각지에 내었다
그리고 사기꾼들과 쭉정이들을 걸러내니 최종적으로 3명의 후보가 남았다
각각 어느 호상의 딸, 어느 몰락한 후작의 딸, 어느 숲에 사는 엘프 촌장의 딸이었다
남작은 세 명의 예비며느리들을 잠깐 둘러보곤 한 가지 과제를 주었다
동화 세닢을 가지고 3시간 이내로 응접실을 가득 채워보라는 내용이었다
가장 먼저 돌아온 건 호상의 딸이었다
호상의 딸은 마수정 램프를 가져와 빛으로 방을 채웠다
그 다음으로 온 건 후작의 딸이었다
후작의 딸은 향초를 태워 향으로 방을 채웠다
그러나 남작은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온 건 엘프 촌장의 딸이었다
엘프는 어째서인지 로프와 소가죽 채찍, 밀가루 포대를 들고 있었다
이에 입을 다물고 있던 남작도 그걸로 뭘 할 건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자 엘프는 남작의 몸을 로프로 묶더니 채찍으로 마구 내리쳤다
직전까지의 유순하던 모습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만행이었다
주위 사람들은 실색하여 엘프를 붙잡으려 했으나 엘프의 용력을 당해낼 수 없었다
이윽고 응접실엔 엘프의 무자비한 조교 소리와 남작의 비명소리가 가득찼다
잠깐 외출하고 돌아온 셋째 아들은 이 지옥같은 광경을 보곤 엘프를 만류하려 들었지만
마찬가지로 붙잡혀 남작과 함께 마조 숫퇘지 조교를 받게되었다
반나절의 조교 끝에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었다 판단한 엘프는 남작 부자를 포대에 집어넣고 숲 속으로 가져갔다
맙소사 엘프를 며느리로 들일려고 한다니 자네 제정신인가?!
기승전뭐야시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