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님. 요리 더럽게 맛없어요."
"그, 그게... 저도 용사님을 위해 최선을 다해 요리 한 건데..."
매서운 질타를 받고 울먹일 듯한 성녀에게 용사가 한숨을 내쉬었다.
"최선이고 뭐고 성녀님의 요리는 그냥 맛이 없어요. 간도 뭣도 안맞아요. 이 애플파이는 너무 설익어서 사과가 지가 땅에 심어진 줄 알고 뿌리를 내리겠어요. 죽도록 싸우고 이런 요리먹으면 오히려 사기가 꺾일 걸요."
그래도 용사를 위해 열심히 요리했건만 너무 심하게 말하는 것 아닌가. 성녀가 울컥하려던 찰나 용사의 말이 이어진다.
"뭐, 그 어린 나이에 성녀로 발탁되서 부모님과 떨어져 최소 마흔살은 더 많은 고위 사제들 사이서 죽도록 성법 배우고 교리 익히고, 빈곤과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위로하고, 병자들을 치료하고, 사람들에게 봉사하고, 이상과 신앙을 선전해야 했으니 요리 같은 사소한 건 배울 시간도 없으셨을 테니까요. 이해해요."
그 말에 성녀는 막 소매 사이에서 꺼내려던 메이스를 꺼내길 멈추고, 용사를 우두커니 바라본다.
모두가 자신에게 책임을 요할 때, 자신이 그 책임을 지기 위해 행한 노력을 조금이라도 바라봐 주는 그의 눈을.
"앞으로는 좀 힘들더라도 제가 요리할게요. 어렸을 적부터 몸 아프신 어머니 대신 제가 가족들 밥 차려 버릇해서 요리는 왠만큼 해요. 누나나 아버지도 칭찬해 주시기도 했고, 가끔은 이웃들도 제가 끓인 스튜를 얻으러 왔으니까."
"그 정도로... 요리를 잘하시나요?"
" 제 요리 맛 보시면 놀랄걸요."
풋풋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용사의 뜻밖의 제안에 은근히 마음이 풀리면서도 다소 걱정스러운 듯이 말한다.
"그런... 용사님이 싸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제 역할인데..."
"그럼 제가 요리 할 동안 제 곁에서 배우세요. 하나하나 알려드릴게요. 죽이나 수프 끓이는 것 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차근차근. 그래서 그렇게 제게 배우고서는 언젠가는 제게 성녀님이 혼자의 힘으로 직접 요리한 맛있는 요리를 해주세요. 그 때가 되면, 기쁘게 성녀님의 요리를 먹을게요."
"정말이신가요?"
"정말로. 약속할게요."
이제 성녀도 살포시 미소를 짓는다. 언제나 어른스러움과 고결함, 신실함과 존귀함으로 칠해진 신앙과 의무의 가면 뒤에 숨겨진, 그 나이대의 소녀다운 미소를.
"...그럼 약속이에요."
"그럼요. 약속."
성녀는 왠지 용사가 더 좋아졌다.
성녀가 용사에게 다시금 요리를 해주기까지는 그로부터 1년이 더 걸렸지만, 그 뒤로 용사는 80년간 성녀의 요리와 함께 했기에 의미 없는 시간은 아니었다고 전해진다.
왜 반전 없는 달달한 순애야
왜 성녀가 사실 아이신기오로 가문의 여식이 아니고 왜 팔기군을 휘몰아쳐서 용사를 약탈혼하지 않는 거냐고
일년만에 성녀의 요리를 맛본 용사는 웃으며 말했다
" 자취 유튜브 레시피라도 봐라 좀."
소매에서 메이스가 왜나와..
잘못하면 머리 꺠지겟내 ㅋㅋ
NTR이 베글을 떠도는 시대에 순애는 추천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