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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 | 25/07/20 20:31 | 추천 50 | 조회 13

[유머] "무법자들의 도시에 온 걸 환영하지, 친구." [24]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71572248

"무법자들의 도시에 온 걸 환영하지, 친구."


"무법자들의 도시에 온 걸 환영하지, 친구."_1.png


맞은 편의 노인은 웃으며 말했다.


노인의 호의가 어쨌든 나와 상관은 없었다.


가문의 복수를 위해서라면 맞은 편의 패거리가 악마여도 손 잡을 준비가 되었으니.


"다들 여길 무법자들의 도시라 부르지만... 우리만의 규칙이 존재하거든. 일단 들어보겠나?"


살인도 우습게 여기는 자들이 세운 규칙이라면 간단할 것이다. 비위나 맞춰주면 될 일이겠지.


"그보다 먼저 식사를."


"이런! 내가 손님을 앞에 두고 결례를 범했군 그래... 여기 주문부터 하지!"


심약해보이는 웨이터가 땀을 비질비질 흘리며 왔다.


"주문 받겠습니다! 어떤 음식을 찾으시는지...?"


"난 송어 한 마리로 부탁하지! 자네는 어떤가?"


"송아지 고기 1인분 가능한가?"


"손님...육류는 g당 가격으로 받고 있습니다... 1인분으로 주문하면 자기가 먹는 양보다 적게 나온다고..."


웨이터의 얼굴, 팔에서 보이는 멍자국으로 알 수 있었다. 정말 지독한 놈들이었겠지.


"그럼 못 먹은 거도 있으니 송아지 고기를 1파운ㄷ..."


말이 끝나기도 전에 느껴지는 고통과 열.


옆구리에 날붙이가 깊숙히 찌르고 빠져 철판에 달군 듯 뜨겁게 살이 부풀고


그와 반대로 쏟아지는 피로 젖어드는 옷은 빠르게 열기가 식어갔다.


"무슨!"


큰일이다. 숨을 쉴 수가 없어. 아마 폐부를 찔린 것이 분명하다.


바닥에는 식탁에 놓여있던 나이프가 피를 젖은 채 떨어져있었다.


주위를 둘러보고서야 내 피를 오물처럼 닦아내며 나를 마주하는 웨이터를 볼 수 있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흙빛으로 삭은 얼굴과


경망스럽게 떨리던 눈 대신


잔뜩 피가 끓어 붉게 경직된 얼굴로


분노로 붉다 못해 노란 빛이 도는 흰자위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가벼워 보이던 노인의 입가는 차분히 가라앉아 차가운 시선으로 나를 내려보았다.


'도대체... 뭣 때문에...?'


그렇게 죽어가는 나에게 그는 속삭였다.


"무법자들의 규칙 제 첫번째. 국제단위계를 사용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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