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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같은 회사와의 재회 #1 +10 [6]

오늘의유머 원문링크 https://m.todayhumor.co.kr/view.php?table=humorbest&no=1797288

안녕하세요. 또 몇년만에 잠깐 인사드리게 되었네요.

지난 1년간의 연재를 쓰고나서 돌아보면, 과연 내가 제정신이었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만큼 글을 쓰는게 어려운 일이더군요. 그 경험을 하고 나니, 왠만한 마음의 여유 정도로는

함부로 글을 쓰기가..그 마음 먹기가 힘들었습니다. (네이O 소설은 그래서 요즘 조용하지요..)


이 에피소드는 장편 연재보다는 지금 잠깐의 순간에 써보는 과거 K테크와 재회하여 일을 하게되었던 경험담을

잠깐 써보는 겁니다. 생존 신고이기도 하고, 과거 가족같던 회사의 에피소드를 끝맺음 하는 느낌도 있고 해서요.

그저 저는 이렇게 살고있다는..ㅎ

여유가 되실때 한번씩 인사나 해요 독자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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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3년간 이렇다 할 일없이 통풍이와 WPF 공부나 하고있던 어느 날이었음.

꾀돌이 이사님이 특정 업무 협업건으로 과거 K테크 사람들과 식사를 하고와서 돌연 회사에 일거리를 물어온거임.


K테크의 압흔검사기 외주 업무. 줄여서 ATT.

내 첫 직장에서 나의 중국 에피소드를 만들어낸 그 장비.


..........

.........

.......


몇년간 이곳에 있으며, K테크의 이야기를 자주 들어볼 수 있었음.


내가 28살 가을에 그곳을 나온 후, 당시 철없던 딩크족 팀장(자칭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과 내게 일을 배운 대리(병진이 형)가 남아서 그해 압흔검사기(ATT)를 그럭저럭 턱걸이 식으로 일을 쳐내갔다고 함.


아. 당시 매번 제조팀과 싸움이 나면 내가


"병진이형 나가있어. 뒈지기 싫으면.."


"고맙다 인마(핱)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었기에 병진이 형이라 부르기로 함.


그리고 다음해 2명의 과장급 개발자들(박과장, 이과장)이 회사에 투입되며 비전사업부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이야기.


꾀돌이 이사는 그중에 박과장을 굉장한 실력자로 인정을 했었고, 그와의 수많은 일처리

과정들을 치열했던 전투의 훈장처럼 추억을 하고있었음.


살면서 그런 실력자를 본 적이 없다나..


이사님 얘기를 들어보면 내 입장에서는 굉장히 기형적인 업무 형태였지만..


이과장은 주로 UI를 담당했고, 박과장은 내부 비지니스 코드를 처리했다고 함.

재밌는건 박과장은 UI를 잘 다루지 못했다고하며,

반대로 이과장은 비지니스 로직을 잘 다루지 못했다고..


지금까지 개발일을 해왔던 나와 통풍이 입장에서는 '?' 밖에 안나오는 말이었음.

UI만 다루는 케이스야 보통 초심자 시절에 만만한게 UI니 그럴수 있다 하더라도,

실력이 있는 개발자가 UI를 다루지 못한다고..!?


꾀돌이 이사가 박과장을 얼마나 존중 했었는지, 굳이 묻지 않아도 술자리에서

매번 그의 얘기를 하고는 했음. 박과장이 얼마나 특별했었는지..


코딩할때는 항상 헤드셋을 착용하고 업무를 했고, 현장에서도 헤드셋을 착용하고 다녀 주변과 갈등이 많았는데 결국 실력으로 압살한 후 헤드셋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없어졌다 등등..

성격이 인마핱 너랑 비슷했던거 같다 등등..(칭찬인가..욕인가..)


그중에서 가장 핵심 사건은, ATT 프로그램을 두고 회사 차원에서 '경합'이 이루어졌던

에피소드였음.


내가 나간 후로, ATT 물리적 대응이 점점 안되기 시작..


왜냐하면 프로그램이 구린 만큼 중간에 만져줘야하는 세팅파트가 고생이 심했으니까.

세팅 조건이 프로그램을 역 통제하는 장비가 바로 압흔검사기..


이에 회장님도 특단의 조치를 내려, 비싼돈을 주고 카이스트 출신의 개발자를 영입.

부수고 다시만드는 큰 결단을 내림.


당연히 카이스트 출신 개발자는 기존 개발자, 자칭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라 자부하는 딩크족 팀장과 의견충돌이 날 수 밖에 없었고,


카이스트 출신의 개발자는 독자적으로 ATT를 새로 개발시작, 딩크족 팀장도 자신이 그간 쌓아왔던 개발 프레임워크를 가지고 기존 팀원들과 새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함.


두개의 ATT 프로그램 중에 제대로 된 성능이 나오는 쪽을 채택하여, 진행하고 해당 프로그램의 메인개발자가 '팀장'이 되는 팀장 경합. 천하제일 개발대회가 열리게 된거임.


초기에는 카이스트 출신의 개발자가 우세였고, 딩크족 팀장도 거의 포기를 해 나가던 순간

박과장이 나서며 상황이 완전히 반전이 되었다고 함. (이사님 얘기)


그리고 결국 마지막 시험에서 박과장을 앞세운 딩크족 팀장측이 승리를하여 카이스트 출신 개발자는 퇴사를 하고, 그들이 주도권을 찾아왔다는 이야기.


나는 거기까지 들어보고 꾀돌이 이사에게 당시 질문을 한가지 했음.


"혹시 그 카이스트 출신이라는 분.. 순수 개발자였나요? 설비 세팅이나 시료를 직접 부착해서 자체 검증 같은걸 할 수 있는 사람이었나요?"


"아니. 그건 아니었던거 같아. 순수하게 코딩만 했던거 같은데?"


"그럼 그 박과장은 세팅 같은거 잘 했어요?"


"그렇지!? 세팅도 거의 너만큼 잘 했었지..! 프로그램도 잘했고!"


거기까지만 들어도 얼추 예상이 되는 시나리오..


아마도 카이스트 출신이라는 그분은 설비는 아예 다루지 못하는 사람이었을 확률이 높았음.

막상 코드는 잘 짜둬도, 설비를 다루지 못하면 이미지를 제대로 획득할 수 없으니 검사 퀄리티를 내는데 굉장한 물리적 제약이 있었을 거임.


내가 아는 K테크라면 회사 자체가 파벌이자, 위계 중심이기 때문에, 분명 아무도 그를 도와 자제를 세팅해주거나 맞춰주지 않았을게 뻔함. 그런 놈들이니까..


반면, 딩크족 팀장에게는 나에게 세팅을 배운 병진이 형과 설비를 다룰 줄 안다는 박과장이 있었을 테니 충분한 시료테스트와 검증을 통해 검사 품질을 맞추기 유리한 상황.


과연 정당한 페어플레이 승부였을까...? 드러운 정치놀음 이었을까..?


..........

............

...............


어쨌든 그렇게 자리를 잡고 잘 나가던 그들은 어디가고, 지금에 와서 우리에게 '외주' 업무가 넘어왔을까? 들어본 내용은 이랬음.


딩크족 팀장은 이후 1년을 더 버티지 못하고 퇴사.


이제 남은 멤버는 병진이 형, 이과장, 박과장.


병진이 형은 주로 현장 셋업을 맡았고, 매번 박과장에게 시달리며 일함(매우 고소하다는 듯 꾀돌이 이사가 말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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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진이 형은 내가 경기도 소재 직장을 관두던 시점에 퇴사를 하고, 내가 있던 경기도로 올라옴.

운명처럼 몇년만에 병진이 형이 이사왔다는 연락을 처음받고, 그 집에 집들이를 갔었음.


병진이 형은 개발자는 애시당초 포기하였으나, 다년간의 개발자와 현장인원 들간의 중간 소통창구(라고 쓰고 샌드백) 역할을 하며 그 경험을 인정받아 경기도 소재의 비전회사에서 광학기술팀으로 들어갔다고..


그 당시 K테크 생활을 물어봤으나, 자신에게 얽힌 특별한 얘기는 없었고, 그렇다고 특출난 개발자도 없었다는 그저그런 얘기 뿐이었음. 그냥 니가 있었다면 꽤 재미있었을 거라는 모호한 말을 하긴 했었음.


딩크족 팀장은 박과장과의 불화로 회사를 관뒀다고 함.


그래..실무하는 사원도 못이기는데 실무하는 '과장'을 어찌 이기나..? 정해진 수순이었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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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각설하고


K테크 비전팀에서 현장 땜빵 담당이 없어지니, 당연히 현장 폭탄돌리기는 두 명의 과장에게 넘어갈 수 밖에 없었기에, 줄퇴사 시작. 급한 마음에 얼른 인원을 충원하였으나 두 명의 과장이 사라진 시점에서 이미 ATT 검사기는 다룰 줄 아는 사람이 사라진거임.


설비의 세팅이나 설치는 어떻게 몸으로 떼워질 수 있으나, 결국 S/W를 수정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만들수는 있으나 다룰수는 없는 그런 장비가 되어버린 것.


그렇게 K 테크는 '계륵'이 되어버린 비전사업을 과감히 접기로 마음먹은 것이었음.

그전에 해외에 나갔던 ATT 장비들은 아직까지 잔금을 받지 못한 상태인데, 그게 또 수십억이다 보니 가능하면 사업을 접기전에 잔금이라도 회수를 하고자 하는 방향을 잡은거였음.


즉 이번 외주 업무는 명목상 'ATT 외주 소프트웨어 대응' 이지만 실제 목적은 사업 접기전 '잔금 회수'를 위한 마지막 발악.


이미 K테크에서는 수많은 외주를 알아보았고, 모든 외주개발자들은 코드를 봄과 동시에 자신들이 다루지 못하는 언어라며 줄행랑을 쳐서 정작 3년간 중국 장비를 '무대응'으로 일관하여 상황이 굉장히 악화된 상태.


이제는 잔금마저 포기하던 시점에 꾀돌이 이사를 만나 내 얘기를 듣게 된거임.

예전의 그 싸가지가 프로그램을 익혀 큰 회사에서 팀장을 하다가 합류하게 되었다고.


꾀돌이 이사가 말했음.


"소장님. 혹시 소장님은 할 수 있겠어요?"


"음...글쎄요. 그쪽 개발언어가 C#으로 알고있는데, 그걸 외주들이 다 도망을 갔다? 왠만한 폭탄 아니면 잘 안그럴텐데요. ㅋ"


그러자 옆에있던 통풍이가 말했음.


"야 혹시 그거 WPF 아니냐?"


순간 머리를 둔기로 퍽! 치는 듯한 느낌.


"어!! 대박! 그러면 설명이 되잖아? 박과장은 UI를 못다루고 비지니스로직만 만진거고, 이과장은 xaml 만 할줄 알아서 UI만 만진다? 그게 성립이 되는게 WPF잖아? 그러니까 기존 개발자들은 못한다고 하는거고!"


이사님에게 말했음.


"걔네들한테 혹시 C# WPF로 개발 된 거냐고 물어봐주세요. 마침 우리도 WPF 공부하고 있었거든요. 그거 맞으면 한번 비벼볼 수 있을거 같은데?"


그렇게 몇일 후, K테크에게 WPF가 맞다는 답변을 받게 되었음.


우리는 한번 해보겠다 답변을 했고, K테크는 얼마나 마음이 급한지 직접 우리 사무실로 찾아오겠다는 연락을 해왔음.


꾀돌이 이사 왈


"인마 소장님. 이번에 오시는 분들 중에 아시는 분 오실겁니다."


"누구요? 설마 제가 아는 그분(과거 PM)은 아니죠? ㅋㅋ "


"맞습니다 ㅎㅎㅎ 혹시 만나기 불편한건 없겠죠?"


['그 분'에 이미 "맞습니다" 대답한거만 봐도 당신 눈에도 걱정되는 거잖아요ㅡㅡ; ㅋㅋ]


"에헤이~ 지난 세월이 몇년인데 아직까시 서로 꽁할게 있습니까? 오히려 반갑네요^^"


"네. 이제는 이사 님이세요. 백 이사님. 아마 소장님 보시면 반가워 할겁니다.^^"


"글쎄요. ㅋㅋ 퍽이나 그럴까요. 늘 그렇듯 그쪽에서 '선'만 지키면 별일 없는거 아니겠어요? ㅋ"


".........."


[아무래도 예전 제조팀은 여전히 그때의 자신들이 정당했다는 생각이 있긴 한가보네..]


"농담입니다 ㅎㅎ 어릴때야 제가 쥔게 중국어밖에 없었으니 여유가 없었던 거구요. 이제는 양손에 경험과 기술을 들고있는데 그 정도 여유야 없겠습니까? ㅎㅎ"


"....그러시면 다행이네요...ㅎㅎ"


..............


그렇게 몇일 후, 우리 작은 사무실로 덩치큰 사람 3명이 들어왔음.

우리 대표도 간만에 긴장을 했는지 넥타이를 고쳐멨고, 꾀돌이 이사는 친히 주차장까지 그들을 마중나가 사무실로 모셔왔음.


정말 오랫만에 보는 그 애증의 얼굴..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큰 키에 반쯤 풀린눈... 건들건들 거리는 자세와 여유.


생각해 보면 저 사람이 내 첫 사회생활에 깊이 심어놓은 '기술(실력) 없는 자'의 서러움, 불합리함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거임.


그리고 순수한 '악인'도 아니었음.


그랬다면 신입사원 시절 내가 아무리 '논리'와 '간뎅이'로 무장을 하였다 해도, 절대 그들을 꺾을 수 없었을 거임.


최소한의 '염치'는 있는 자들이었기에 부딪힐 지언정 서로 상하는 일은 없이 그런 경험을 쌓을 수 있었을 거임.


이미 지난 십여년간 PM이라는 존재는

살면서 꼭 한번 만나보고 싶은 '괴팍한 사회 선배' 정도의 존재였음.


그런 그가 나와 10년의 시간을 지나 내 앞에 나타났음. 피식 웃으며.

그리고 능청스레 말했음.


"안면이 있는데. 누.구.시.더.라?"


[거 철 좀 들었나 싶었더니, 남자새끼들은 진짜 변하지 않는구만 ㅋㅋㅋ]


"이사님 안녕하십니까. 예전에 그 굉장히 말안듣던 비전셋업하던 인마핱입니다 ㅎ"


"아~ 그랬던가~~? 하도 오래되다 보니 누가 누구였는지 다 까뭇네요 ㅎ 오랫만입니다."


"네^^ 저도. 진짜 반갑습니다 이사님."


그렇게 우리는 재회했고 업무 회의에 들어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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