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29일 포항에서 해군 초계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고(故) 이태훈 소령의 아빠입니다.
이 글은 사고 후 해군의 대응 과정을 직접 겪으면서 제가 내린 결론이 ‘내 자식이 소중하다면 절대 군에 남겨두어서는 안 된다’라는 것임을 밝히기 위해 쓴 것입니다.
오늘부터 해군은 사고 난 기종인 P3CK의 비행을 재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사고 후 많은 전문가가 사고 장면을 보면서 60년 이상 된 초계기임에 당연히 기체 문제일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해군이 발표한 사고 조사 결과에서 제가 보는 핵심은, 엉뚱하게도 ‘(1) 사고 원인은 실속이다. (2) 정확한 실속 원인은 모른다. (3) 여러 가지 이유로 조종사와 관련된 개연성이 높다. (4) 그래서 조종사 훈련을 더 시키겠다.’였고,
결국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채 최근 군 사고의 경우 보아왔던 것처럼 당사자의 책임인 것처럼 떠넘기고, 퇴역 시기가 지난 초계기를 재개함으로써 제가 보기에는, 사고에 관한 책임과 부하들에 관한 관심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폭발로 현장에서 흩어져 버려진 우리 아들의 살점과 뼈들을 찾기 위해 땅을 파 헤집어야 했고, 온산을 뒤져 하늘에서 이미 고장이 나서 부서진 초계기 파편으로 보이는 부품을 찾아 제시도 했지만, 기체는 정상이었다며사고의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는 것마저 무시했습니다.
군인의 국가 안보태세, 정말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에 앞서 내 자식도 정말 소중합니다.
그렇게 아끼며 소중히 키운 내 아들은 이미 하늘나라에 갔지만, 사고 이 후 부하들 죽음은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빨리 덮여야 하는 것처럼 느껴졌고, 군인의 명예보다는 필요 없으면 즉시 버려지는 죽음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미리 알지 못하고 아들을 군에 남겨둔 것에 관해 아버지로서의 죄책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아들이 생전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아빠! 우리 비행기는 언제 떨어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아.’
그 비행기는 결국 떨어졌고, 사고 원인을 충분히 밝히지 못했으며, 유가족이 비행 중 떨어진 부품을 찾아 사고 조사를 제대로 해주기를 빌어도 제대로 하지 않고, 결국 비행을 재개하는 것으로 보아 부하들을 위하는지, 우리 자식들의 생명과 안전이 고려되었는지 의문입니다.
조종사란 이유로 15년간 초계기를 몰아야 하고, 10여 명의 비행 승조원들은 함께 타야 하기에, 그들은 다시 언제 추락할지 모른다는 불안을 떨쳐버릴 수 없을 것이고, 또다시 그렇게 죽어 나가더라도 해군은 이번 사고처럼 처벌 등 책임지는 사람 한 명 없이 이번과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지 않을까에 관해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처럼 이러한 해군에 소중한 자식을 남겨두어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여러분은 자식들을 꼭 그곳에서 탈출시켜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참고
올해 초 육군은, 가평에 추락한 코브라 헬기는 35년 되었고, 노후화와 부품 수급의 어려움을 이유로 퇴역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해군 초계기 P3CK는 60년이나 되었기에, 문제없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코브라보다 초계기의 연간 비행시간이 2배 이상 됩니다.
제가 확인한 자료로는 미군의 P3C 초계기는 동체 등 문제로 인한 비행 위험으로 퇴역했고, 외국에서 운용 중인 P3C 대부분은 동체 등을 교체하여 비행 중이지만, 우리 P3CK는 60년 동안 동체나 엔진 교체도 없었고, 피로도 기준으로 폐기된 미군 기준보다 2배나 높다고 합니다. 즉, 언제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지만, 전쟁도 아닌 시기에 그들은 목숨 걸고 타고 다녀야 합니다.
작년 수능일(굳이 왜?)에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고, 그날 발표한 신문 보도 중 ‘(선회 시작) 속도가 160노트(시속 296㎞)에서 (롤링 전) 67노트(시속 124㎞)까지 줄면서 사고기는 양력을 잃고 급하강했다.’라고 해군에서 발표했다고 합니다. 초계기 무게를 최소한으로 계산해도 시속 200킬로대에 진입하면 바로 실속해서 추락하는 것이 역학적으로 맞을 것입니다. 사고조사가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의심하는 부분입니다. 언제나 국민을 책임지겠다고 하시는 대통령님이나 해군 지휘관들께서 이번에 재개한 초계기를 타시고 150킬로로 날아보셔서 이를 증명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최근 해군 드론 추락 보도가 있었고, 연평도 부사관 사망, 제주도 장교 실종 사망 등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불행한 사건들이 일어나지 않아야 하지만, 결국 해군은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그렇게 지나갈 것으로 예상하기에, 그 유가족들이 저와 같은 고통을 겪지 않을지 걱정스럽습니다.
초계기 추락 관련 일련의 과정은 보배드림에 올린 저의 글을 참조해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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